자연생태/새

원앙

☞하쿠나마타타 2015. 4. 27. 17:19

  송나라 강왕 때 소작권을 맡았던 말단 관리 한빙이란 사람이 아내 하씨를 맞이했는데 그 미색이 장안의 화재였다. 왕이 하씨를 보고 반해 빼앗고는 한빙을 벌주니 한빙은 아내를 그리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씨도 남몰래 옷을 썩게 만든 뒤 누각에서 뛰어내려 남편 뒤를 따랐는데 사람들이 그녀를 붙잡았지만 옷이 썩어 잡히지 않았다. 하씨는 왕에게 한빙과 합장해줄 것을 청하는 유서를 남겼으나 왕이 화가나 그 청을 들어주지 않고 무덤을 마주보고 쓰게 하였다. 왕은 "너희 부부의 무덤이 스스로 합쳐지면 내가 방해하지 않으리라."말했다. 그런데, 며칠 새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나 열흘만에 무성해지더니 마치 서로 애태우며 그리던 한빙 부부의 해후인 양 뿌리가 얽히고 가지는 위에서 만났다. 또 이름 모를 새 한쌍이 나무 위에 살면서 늘 구슬피 울었다. 그 소리가 한빙이 비탄에 잠겨 부르는 노랫소리로 들리니 사람들이 슬퍼하며 그 나무를 상사수라 불렀고, 그 새들은 한빙 부부가 환생한 것이라고 믿었다.

 

  이 새가 바로 원앙이다. 대부분의 오리과 새들이 물에서 생활하는 것과 달리, 나무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나무 구멍

에 둥지를 틀며 새끼를 부화하는 원앙의 특이한 습성 때문에 상사수의 전설이 생겨났을 것이다.

 

  한빙 부부의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깃든 원앙은 예로부터 금실 좋은 부부를 말할 때 지칭되었다. 호수에서 암수가 함께 날고 헤엄치며 같이 자고 먹으며 항시 붙어 다니는 모습을 지켜본 옛 사람들은 원앙을 '절개를 지키는 새'로 여겼다. 원앙의 다른 이름이 '배필조'인 것도 이런 여유에서다. 사람들은 또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죽더라도 새로운 짝을 얻지 않는다고 믿어 부부사이의 정조와 애정을 상징하기도 했다.

 

  원앙 문양이 있는 침구를 사용하는 것은 아름다운 인연의 의미를 지닌다. 신혼부부가 쓸 침구에 원앙 한 쌍을 새겨놓은 것도 원앙의 사랑을 본받아 종신토록 해로하라는 축복의 염원이 담겨 있다. 그래서 신혼부부의 이불을 원앙금 혹은 원앙침이라고 한다.

 

  원앙은 애틋한 부부사랑을 상징하지만 실제로는 바람둥이이다. 모내기가 한창인 번식기에만 붙어서 쌍을 이루고 짝짓기가 끝나면 바로 다른 암컷을 찾아 떠나는 것이 부부관계의 전부라 한다. 새끼를 키우는 일도 암컷이 혼자 담당해 부부가 공동육아하는 다른새들에 비해 부부애가 없다고 한다.

 

 

 

원앙 수컷과 암컷 모습이다. 수컷은 정말 화려하나 암컷은 색깔로는 화려하지 않다.

 

 

- 2015년 4월 27일 창녕군 이방면 나무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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