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코,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헝가리(2012년)

[프라하#21] 체코 역사의 중심지 바츨라프 광장

☞하쿠나마타타 2013. 8. 14. 16:54

 구시가 광장이 프라하의 정신적 중심지라면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의 역사적 중심지이다. 프라하 역사에서 가장 크고 주요한 행사들이 펼쳐졌던 곳이다. 1918년 들뜬 군중이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 설립을 경축한 곳, 1939년 3월 공포에 휩싸인 군중이 프라하를 함락한 나치 군대를 맞은 곳,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1968년 민주화운동이 짧지만 강렬한 희망의 꽃을 피운곳,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정권이 무너진 곳도 바로 이 바츨라프 광장이다.

오늘날 바츨라프 광장은 은행과 호텔, 대형 유명 매장에서 영세 소시지 가판대까지 온갖 상점이 늘어선 프라하의 상업 중심지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그저 광장을 통과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혼잡하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국립 박물관이다. 광장의 중앙에는 이렇게 꽃밭으로 잘 꾸며져 있다.

 

 

 

 

 

 

성 바츨라프 기마상이다. 이 동상은 현지인들은 그냥 말이라고 부르며 프라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이다. 체코인이 "말 꼬리 밑에서 만나자!"라고 하면 여기서 만나자는 뜻이란다. 동상은 1678년에 만들어졌는데, 유명한 체코 조각가 요세프 바츨라프 미슬베크가 디자인하여 1912년에 완성하였다. 보헤미아의 종교 지도자, 성 아그네스, 성 아달베르트, 성 프로코프, 성 루드밀라의 네 동상도 기마상 아랫부분에 연이어 더해졌다. 성 루드밀라는 성 바츨라프의 조모이기도 하다.

 

 1818년에 문을 연 국립박물관은 거대한 신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로 수많은 조각상과 석조장식이 장관이다. 현지 토박이들은 프라하의 봄 을 진압했던 러시아산 총알이 아직도 건물벽에 박혀있다고 한다. 박물관 전시품 자체는 별 매력이 없다고 한다. 무차별적인 화석과 동물 표본이 대부분인데 그마저도 체코어로만 되어 있다. 우리가 갔을때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문을 열지 않았다. 내부 리모델링 공사가 2011년 12월 부터 2015년 6월까지 계속 된다고 한다.

 

 국립박물관 앞 길에 청동 십자가가 있다. 십자가에는 저렇게 꽃이 수시로 놓여져 있다. 1969년 1월 얀 팔라흐라는 체코 대학생이 소련 압제에 저항하며 바로 이 자리에서 분신자살했다. 팔라흐의 분신자살은 온 세상을 당혹스럽게 했지만 정작 체코인들은 팔라흐를 정치적 순교자이자 국가 영웅으로 여겼다. 한 달 후 같은 길을 택한 얀 자이츠도 마찬가지다.

 

이 건물은 한때 체코슬로바키아의 국회의사당이자 라디오 프리 유럽의 본사였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체코 대통령직을 수행한 바츨라프 하벨은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터에게 뮌헨의 라디오 프리 유럽 본사를 프라하로 이전시켜 주면 상징적인 숙박료 1코루나만 받고 이곳에 머물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클린턴 정부는 라디오 프리 유럽을 1995년 이곳으로 이전시켰다. 현재 라디오 프리 유럽은 프라하 10구역으로 이전했다.

- 2012년 8월 3일 체코 프라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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