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오만때만

산청 대봉감 따기

☞하쿠나마타타 2022. 11. 5. 18:21

산청 대봉감 따기


처갓집에 대봉감을 땄다.
대봉감은 단감만큼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지 않으니 인건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가지치기도 하지 않고, 꽃도 안따주고, 약만 몇 번 친다고 하셨다.
단감농사는 이미 몇 년전에 그만 두셨다.
단감은 산의 경사지에 심어져 있어 일하기도 너무 힘들고,
따서 옮기는 것이 정말 제일 힘든 일이다.
근데 대봉감 심어진 곳은 논을 밭으로 바꾼 곳 같은데
완전 평지이고 차까지 들어가니 옮기는 것도 별로 힘들지 않다.
대봉감은 딸 때 가위도 필요없고, 손으로 그냥 뚝뚝 딴다.

20년도 더 전에 처가에서 살던 집 뒤 밭인데
포도밭이었다고 한다.
내가 결혼하고 나서 나도 몇 번 도왔었는데
여기에 박혀있던 철근을 뽑아내고
대봉감 묘목을 심으셨다.
기존 심겨진 것도 있었다.
장인어른이 심을 때 나중에 늙으면 단감농사는 못하고
노후용으로 대봉감을 심는다고 하면서...
벌써 그렇게 되었다.

대략 1000평 정도 되는 밭이지 싶다.
이 넓은 밭에서 혼자 일할려면 힘든 것보다 얼마나 서글플까?
그래서 옛날 어른들 일하러 가면 어린애들 꼭 데려 나가고 싶어 한다.

이렇게 노랑 상자에 대봉감을 담아서 옮겨야 한다.
저렇게 가득 채우면 위로 쌓아올리지 못하니 상자의 8할 정도까지만 채워야 한다.

아이들도 망태 하나씩 메고 같이 왔는데 어른들은 밭에서 일하고
나도 어릴때 부모님 농사일 많이 도왔는데
자기들은 무슨 재미가 있을까?

나중에 찾은 재미가 저 기계 타는 데서 찾았다.
높은 곳에 달린 감을 딸 때 쓰는 것인데
아이들이 조종을 하며 재미나게 놀았다.

할아버지가 높은데서 작업하다가 내려오시니
기계 탈려고 뛰어오고 있다.

시골에 있는 그 많은 과수원과 논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농사일이 고되지 않고, 돈이 된다고 하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농촌에 사람들로 북적북적 할 것이다.

- 2022년 11월 5일 산청군 신안면 외고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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